2016
August
아이들의 방학이 모두 다르게 7월 막주부터 8월 첫주까지 쉬는 바람에
와이파이님은 7월 막주에 쉬고, 나는 8월 첫주에 쉬고
생애 첫 육아를 위한 휴가
아빠아빠 기차를타고 싶고, 영화를 보고싶어요
그래 그럼 기차를 타고 영등포에 가서 영화를 보고오자
수원 롯데에 주차하고 수원역까지 200m 걷는 것도 힘든 더운 날씨
그렇게 후딱 서울을 다녀오고서는
오후에는 캡보이님과 찡꽁님을 픽업하여 집근처 물놀이터에
(어제도 다녀갔는데)
발목밖에 오지 않는 물에서
머가 그리 재밌는지
놀다보면 아무리 한여름이어도 추워서 꽁꽁싸메고 집에 가게돼
옷갈아입히고 귀찮아서(어자피 집에가서 씻을꺼)
막 젖은 수영복채로 카시트에 앉히고
아가야 순서가 바뀌었단다
기저귀를 먼저 입어야지
출근한 엄마를 대신에 아빠가 해줄 수 있는 아침은
불고기 구워 밥이랑 비벼주기 또는 계란 후라이에 비벼주기
역시 아이들은 엄마 없을 때 아빠한테 혼나봐야
엄마 없는 설움을 알게 돼지....쿨럭
콩순이 뮤지컬을 보러 혼자 세 아이들을 데리고 소월아트홀로 전투적으로 운전해서 오고
간만에 만난 친구와 영혼없는 포옹도 하고
자리까지 잡았다가, 15분 남은 시간 아이들을 의자에 앉힌채 가만히 둘 수가 없어서
다시 나가서 제발 조용히 공연을 봐주십사 조공을 드리고
다시 안으로 모시고 와서 굽신굽신
다행히 뮤지컬이 재밌어서 인지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끝까지 다 볼 수 있었음(대단한데)
애들 뮤지컬이라고 해서 별 기대 안했는데, 디게 갠찮던데
원래 먼 사이트에 후기를 남겨줘야만 스티커와 부채를 준댔는데
나는 받을 생각도 없이 그냥 후딱 차타고 가려했는데
스티커와 부채를 본 세아이들이 마구 달라고 난리피우고
싸이트가 어딘데요? 제 폰 드릴테니 접속 좀 해줘요 제가 짐 정신이 없답니다
그런 내가 불쌍했는지 그냥 줍디다
엄마 없다고 밥해먹기 귀찮은 아빠는 아이를 끌고 나가고
고작 먹는다는게 돈가스
2시에 어린이집에서 픽업해와 병원 갔다가 아이스크림 조공
대전으로 서우 돌잔치에 갔다가
맛있게 먹는 것 까진 좋았는데
남의 생일 상에 촛불 붙여서 후~ 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요때 와이파이의 허리는 아작이 남
캠핑을 못가지 진.네를 만나지 못해
모찌님은 항상 진우를 그리워하고 함
둘 데리고 물고기 보러 들어갔다가 밥 때라 우선 다시 나와서
8/13 토요일은 먼데 왜 와이파이님 없이 캡보이와 찡꽁을 보필했지? -_-;;
와이파이님이랑 모찌님은 어디 간거지
가뜩이나 처음 밥먹는 곳이라 낯선 곳인데
밥을 먹는데, 자리를 잡을 때도 줄을 서야 하는 서울의 위엄에 나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자리를 잡아 놓고 아기식탁의자에 둘을 앉혀 놓고, 나는 다시 아이들 시야에서 사라져
주문을 하는 줄에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에 멘붕이 오고
내 앞에 세명이 있는데 그 시간은 정말 억겁의 시간 ㄷㄷㄷ
정말 맘같아서는 앞사람한테 부탁해서 먼저 주문하고 애들한테 가고 싶었는데
서울 깍쟁이들이 머야 이인간은 촌놈이라고 무시할까바 그러지도 못하고
정말 다행히, 주문하는 5분여의 시간동안 기적같게도 아이들은
그냥 가만히 앉아 주변을 구경하고 있었음
하지만 밥을 먹으며, 내게 드디어 멘붕이 오고
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불안과 짜증에 나조차도 그 상황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하고
어떻게 먹였나, 어떻게 먹었나
기억나지 않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 지나
마음을 안정시키려 물고기를 보러가고
저녁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는 아쿠아리움을 뛰어다니게 풀어줍니다
그러고 밤에 집에 온 후 와이파이님이 예매해놓은 영화를 보러 혼자 갑니다 -_-;
예전엔 혼자 영화 보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요즘 들어 어쩔 수 없이 몇번 그렇게 하다보니 또 익숙해졌다는
집에서 텀블러에 아이스커피 타가지고 가서 커플 사이에 혼자 앉아 커피 쪽쪽 빨아가며
어무니 생신이라 내려가겠다고 하니, 너희들 오면 정신없어서 우리가 올라가겠노라 하셨다가
너무 덥다고 안올라오시는 부모님 덕에, 갑자기 붕 떠버리네
혼자 애 셋 데리고 빙수 먹으러 갔는데 먹으라는 빙수는 안먹고
창밖만 바라보네
어무니 생신인데 케익 사와서 지들끼리 생일 축하하는 클라스
생일 축하라면 영혼이라도 팔 기세
춘천 출장왔다가 춘천 제일이라는 닭갈비 집에 가서 닭갈비를 먹고
춘천 제일이라는 소양강댐을 보고
춘천 제일이라는 카페에 가서
녹조 낀 강을 감상하며 시큼털털한 아이스카푸치노를 마시고
찡꽁님, 캡보이님 구강검진한다고 머이리 멀리온겨
모찌님이 사랑하는 진우가 놀러와서
간만에 기분이 좋으시구나
허리아푼 와이파이님과 세 아이들을 보필하는 아들이 안쓰러우셨는지
어무니께서 다녀가셨고
광교로 이사를 갈까 어디로 이사를 갈까 고민고민 하며
광교를 갔다가
부동산을 들려보지도 않고 밥만 먹고 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왜케 집보여 주는데 까다로운 거야)
면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아이
비빔면이고 라면이고 몇적가락 해야하는 아이
일때문에 새벽 5시에 출근을 해서 일을 한 덕에 퇴근 무렵에는 멘탈이 나갔음
애들 케어하느라, 일이 많으면 퇴근시간 후에는 하지 못하고 대신 새벽에 출근해 일을 해야했던 고충을
세 아이들에게 꼭 뼈저리게 알려줄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