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eb. 13th. Thursday.
이슬이 비쳐 병원에 갔습니다
회사에 있다 소식듣고는 오늘 나오겠구나 라는 생각에
언제든 가려고 분주히 정리될 수 없는 일들을 억지로 정리하고 있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났는데도
별 소식이 없어 -_-;
언제나 그렇듯 또 긴장은 풀어지고 무뎌져가
2014
Feb. 21th. Friday.
퇴근을 하고 집에 왔는데 와이파이님께서 아가를 샤워시키고 있어
막 들어온 나에게 아가 샤워를 맡기려해
옷도 안갈아입었는데 갑자기 나보고 하래
배가 배가 배가 아푸데..
체크해보니 한시간동안 세번정도 아픈거 같아
오늘 나오겠구나 곧 나오겠구나
새벽에 나올까 일부로 잠도 일찍 잠들었는데
문득 정신 차려보니 오옹 아침일세
2014
Feb. 22th. Saturday.
토요일 장어 먹으러 가자 해서 동탄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배가 살살 아푸데 헐
병원가자 병원가
(열흘전에 이슬보고 병원 안가서 좀 궁금하기도 걱정돼기도 했다는)
병원에서는 머 언제 나와도 나올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래에 있는 찌찌가 역아이지만 자연분만을 하기로 마음먹은 와이파이님의 결정에 따라
위험한 상황을 고려하여 처치가능 인력이 많은 평일 낮에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담당의의 결정에 따라
2월 24일 월요일 분만유도제를 사용하여 유도분만을 하기로 결정하고
2014
Feb. 24th. Monday.
09:10
마냥 좋지만은 않은, 긴장감이 깔린 아침
아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바로 3층 분만실로가 준비를 하고 분만유도제를 맞는데 몇십분이 지나도 그닥 잘 모르겠다고 반응이 없데
노닥노닥
11:20
내진해볼께요
라는 말과 함께 잠시뒤 5cm가 열렸어요 가족분만실로 옮길께요
헐 첫째때와 마찬가지로 5cm까지는 아무 무리없이 열리는구먼
서서히 진통이 오고
근데 머 아직은 할만하지?
11:51
"한복사진어따써"
단체카톡방에서 이 말을 마지막으로 ...
잠시 후 간호사가 들어오시더니 (꽤 경험이 있어보이는, 간호사중 대빵같은)
내진 해볼께요
거의 다 내려왔네요
양수를 터뜨리는 순간
시작하는순간 갑자기
산모님 어떻게요 다열렸는데 아까워서 어떻게해 수술하셔야 할거 같아요
네? 그게 갑자기 무슨
아이 엉덩이 아래로 탯줄이 보여요 위험한 상황입니다
콜벨이 울리고 또다른 간호사가 뛰어들어오고, 우선 수술실에 연락하고 전화기가져와
전화를 해서 담당의에게 전화를 하고
부원장님 빨리 오셔야겠습니다 코드가 보입니다 현재 아이는 내려오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코드도 손으로 잡고 있는데 심박수 150 160 정상입니다
곧 촤르르르 바퀴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수술 침대와 남자의사분 한분이 뛰어들오고
곧 헐레벌떡 담당의 부원장님도 뛰어들어오고
이윽고 담당의의 결정
위급입니다
지금 수술해서 꺼내기엔 너무 늦습니다 NSD가 더 빠릅니다 NSD로 진행합니다
위급입니다
지금 수술해서 꺼내기엔 너무 늦습니다 NSD가 더 빠릅니다 NSD로 진행합니다
위급입니다
지금 수술해서 꺼내기엔 너무 늦습니다 NSD가 더 빠릅니다 NSD로 진행합니다
위급입니다 지금 수술해서 꺼내기엔 너무 늦습니다 NSD가 더 빠릅니다 NSD로 진행합니다 위급입니다 지금 수술해서 꺼내기엔 너무 늦습니다 NSD가 더 빠릅니다 NSD로 진행합니다 머라는거야 도대체 NSD는 머고 이 상황은 도대체 머야 담당의는 간호사들한테 머라머라머라머라머라 알 수 없는 용어들로 멀 가져와라 멀 어떻게 해라 막 소리를 치고
한 간호사는 먼 기구를 가져오더니 막대기같은것을 커다란 배에다 가져다 대자
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
지직지직지직 노이즈 심한 심박소리가 분만실을 뒤덮어
나는 완전 멘붕이 오고
간호사들은 알아 들을 수 없는 용어들을 소리치며
정말 그 심박소리는 너무나도 크고 무섭게 들려 나를 더 공포스럽게 합니다 ㄷㄷㄷㄷ
수술침대는 바로 분만실 밖으로 나가고
부원장의 지시를 받고 나갔던 간호사들은 하나 둘씩 알 수없는 커다란 기기를 가져와
와이파이님의 주변을 빙 둘러서 배치
나의 머리는 새하얗게,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내 눈앞에서는 지금 드라마에서나 볼 수있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어
이게 머지. 지금 눈앞의 이 상황은 무엇이며
지금 이 쿵쾅거리는 이소리는 무엇이며
이 알 수 없는 기기들은 대체 무엇이며
첫째때는 간호사 두명만 들어왔었는데
지금 내 앞에 보이는 이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이들은 왜이렇게 뛰어다니는 거지
먼가, 먼가, 내가 이곳에 있으면 안될 상황이다 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보호자분 밖으로 나가주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분만실의 무거워진 공기탓에 말한마디 못하고 서둘러 밖으로 쫓겨나
나가자 마자 또 한명이 뛰어들어가고
소아과 과장이 뛰어들어가고
그 상황, 그 장소에서 빠져나와 분만실앞 복도에 나혼자 덩그러니 서있을때
가족을 잃을 수도 있겠다
라는 것을 처음으로, 처음으로 뼛속까지 느껴
공포를. 느껴
11:58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 울음 소리가 들리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 한명이 아이를 분만실에서 데리고 나오더니
신생아 집중 치료실쪽으로 뛰어가
아빠인 나에게 아이 얼굴도 안보여주고...
12:01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아이 울음 소리가 들리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 한명이 또다른 아이를 분만실에서 데리고 나오더니
또다시 신생아 집중 치료실 쪽으로 뛰어가
아빠인 나에게는 역시 얼굴도 안보여주고
첫째때도 흘리지 않았던 울음이
지금 생각해보면 왜 눈물이 났는지는 딱히 그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는데
와이파이님이 고생하고 있을 꺼라는, 아가들이 고생하고 있을 꺼라는
그런생각보다는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는 모르겠지만은, 먼가 무서운 두려움때문에 눈물이 흘렀던듯
꼭 이럴때만 하느님 찾고, 성호 긋고 (냉담자인 주제에-_-)
이윽고, 부원장님이 나오시고
걱정마시라며, 위험하긴 했는데, 아이도 건강할꺼라며
이윽고 간호사와 부원장의 대화소리가 들리는데
고생많으셨어요 정말 오줌 쌀뻔했어요 ㄷㄷㄷㄷ
상황의 심각성을 더 깨닫게 해주는 말들을 들으니 나는 더 멘붕
아이는 어떤상태인지 모르지, 얼굴은 보지도 못했지
와이파이님을 보기도전에 NICU에서 나를 부릅니다
몇가지 추가 검사를 위한 동의서와 NICU 입원 동의서에 서명을 합니다 덜덜덜덜
특히 선둥이가 청색증 증세가 보여 몇가지 검사와 산소치료와 모니터링을 해야한다고
산소치료를 하고 검사를 하는 약 4시간 30분여동안
아빠인 나의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향합니다
(청색증이 먼지도 모른다는)
2014.02.24 11:58 2.13kg 여아 Twin NSD(I)
2014.02.24 12:01 2.37kg 남아 Twin NSD(II)
정말 너무나도 작고, 너무나도 여린 미숙아들
아직은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아이들
11:51 ~ 12:01
내 인생 최고로 두려웠던 10분, 무서웠던 10분
정말 수많은 일들이 이루어졌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고, 많은 생각들을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건 고작 10분 사이에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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